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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을 파는 회사에서, 칩을 담보로 잡는 회사.지난주 엔비디아는 아폴로와 블랙스톤, 브룩필드, 골드만삭스 등의 월가 자본과 손잡고 5000억 달러 규모의 '컴퓨트 파이낸싱 플랫폼'을 출범시켰습니다. 고객은 빌린 돈으로 엔비디아의 칩을 사고, 그 칩은 다시 담보가 됩니다. AI 붐이 설비투자의 단계를 넘어 '금융'의 단계로 진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시장의 질문은 두 개로 갈라집니다. '수요가 부족해 돈이라도 빌려줘 채우려는 것인가'와 '월가의 돈을 빌려서라도 시장 장악력을 늘리려는 것인가'였습니다. 하지만 답은 그 무엇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담보의 실체입니다. GPU는 감가상각이 빠른 장비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빠르게 무너지는 부품이죠. 시장의 우려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담보 가치인 GPU가 시간이 지나 쓸모가 없어지면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형성됐던 '순환금융'은 부실금융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같은 주 네오클라우드의 실적이 여기에 대한 단서를 제공했습니다. 코어위브는 2020년 출시된 엔비디아의 GPU A100이 2029년까지 사실상 정가 수준으로 재계약됐음을 밝히며 7월에 전 제품군의 가격을 25%나 올렸다고 공시했습니다. 모두가 끝났다고 생각한 GPU 병목이 다시 살아나고 있음을 입증한 것이죠. 그 배경에는 급증하는 수요가 있습니다. 지능 디플레이션을 압도하는 '제본스의 역설'이 발동된 것입니다. 병목은 끝나지 않았습니다.공급을 압도하는 수요가 6년 된 실리콘의 가격까지 떠받치고 있습니다. AI 사이클이 금융으로 확장하고 있는 지금, 여전히 시장은 '희소성'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크리스 정 2026.08.17 07:08 PDT
'네오클라우드 위기론'은 기우였나?7월, 코어위브(CRWV)가 전 제품군에 걸쳐 약 25%에 달하는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시점이 미묘했다. 당시 시장이 믿고 있던 이야기는 정반대였기 때문이다. GPU가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임대료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값이 떨어지면 마진이 축소된다. 결국 월가는 네오클라우드 사업이 누구나 할 수 있는 흔한 장치산업으로 수렴한다고 믿었다. 여기에 메타(META)가 남는 컴퓨팅 자원을 외부에 팔 방안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얹혔다. 코어위브와 같은 네오클라우드 업체에게는 최대 고객이 최대 경쟁자가 되는 그림이었다. 그리고 주가는 5월 고점에서 7월 저점까지 56%가 넘게 무너졌다. 그런데 코어위브는 그 시점에 값을 올리고 있었다.
크리스 정 2026.08.14 17:09 PDT
인공지능(AI)의 가격이 무너지고 있다. 실리콘데이터의 LLM 토큰지출지수가 5월 고점 2.06에서 1.2901까지 약 37.4% 하락했다. 최근 한 주 낙폭만 8.1%다. 실리콘데이터(Silicon Data)의 LLM 토큰지출지수는 글로벌 시장에서 인공지능(AI) 연산 및 대형언어모델(LLM) 이용에 대해 실제로 지불하는 100만 토큰당 유효 비용을 추적하여 보여주는 지표다. AI 산업의 '실시간 물가지수' 혹은 ''AI 지능에 대한 시장의 지불 용의'를 보여주는 척도라 할 수 있다.문제는 AI 산업에서 이 정도 속도로 무너진 가격 지표는 지금까지 없었다는 점이다. 사실상 AI에 대한 지불가격이 하락하는 "AI 디플레이션이 빠르게 오고 있다"로 해석해도 틀리지 않은 수준이다.그런데 같은 기간, 그 토큰을 찍어내는 설비의 값은 반대로 움직였다. 네오클라우드에서 제공하는 엔비디아 GPU인 H100 임대료는 0.7%, 그 상위 모델인 H200은 5.1%가 올랐다. 5월부터 7월까지로 범위를 넓히면 H200은 14.4%, H100은 7.0%가 상승했다. 산출물의 값은 내려가는데 생산설비의 값은 오르는 역설이 목격되고 있는 것이다. 정상적인 산업이라면 이 조합은 오래 유지될 수 없다. 하지만 흥미로운 점은 이 이상 현상이 1865년 영국의 경제학자였던 윌리엄 스탠리 제번스가 산업혁명 당시 석탄에서 발견했던 바로 그 패턴이라는 것이다. '제본스의 역설'효율이 개선되어 가격이 떨어지면 자원 소비는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늘어난다는 논리. 바로 그 제본스의 역설이 현재 인공지능 산업에서 발동이 된 것이다.
크리스 정 2026.08.06 14:15 PDT
팔란티어(PLTR)가 실적 보고 후, 6개월의 약세장을 하루 만에 되돌렸다. 팔란티어가 2026년 2분기 매출 19억 35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93% 증가했다. 시장 컨센서스였던 18억 1000만 달러를 1억 2300만 달러 상회한 수치로 6.8%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분기 매출 20억 달러에 근접한 기업에서는 드문 수치다. 중요한 것은 방향과 속도다. 1분기 85%였던 성장률이 2분기 93%로 가속했다. 특히 고객사 1000곳을 넘어선 시점에도 성장이 둔화되지 않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혔다. 규모의 확대가 일반적으로 성장의 둔화를 부르는 소프트웨어 산업의 일반 법칙과 반대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2분기 실적만 좋은 것이 아니었다. 가이던스는 더 큰 폭으로 올랐다. 연간 매출 전망은 81억 5000만~81억 58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82% 성장했고 조정 잉여현금흐름은 45억~47억 달러로 제시됐다. 직전 분기의 전망 대비 약 5억 달러가 올랐다. 특히 미국에서의 약진이 눈부셨다. 미국 상업 부문 목표가 32억 2000만 달러에서 34억 2400만 달러 이상으로 재설정됐다. 수주는 매출보다 앞서 움직였다. 분기 총계약가치는 33억 7000만 달러로 49% 늘었고 미국 상업 부문에서만 21억 3000만 달러의 사상 최대 계약이 체결됐다. 미국 상업 잔여계약가치는 62억 4000만 달러로 1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알렉스 카프 CEO는 실적 발표에서는 이번 분기를 "비현실적"이라 표현하며 "AI 주권에 대한 수요가 마침애 폭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투자자 서한에서 고객들이 언어모델 기업의 "속국이 되기를 거부했다"고 표현했다. 팔란티어가 판 것은 더 나은 AI 플랫폼이 아닌, AI에 대한 통제권이었다는 의미다.
크리스 정 2026.08.04 20:03 PDT
중국이 세계 AI 지형의 중심으로 진입한다. 지난 주말 AI 생태계가 중국발 충격으로 두 번이나 흔들렸다.먼저 베이징의 문샷AI가 무려 2조 8000억 개 파라미터 규모의 키미 K3를 공개하며 역대 최대 규모의 오픈웨이트(open-weight) 모델을 내세운 것. 여기에 19일(현지시각) 알리바바가 상하이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무대에서 2조 4000억 파라미터의 Qwen 3.8-맥스를 "앤트로픽 페이블 5 다음가는 모델"이라 주장하며 프리뷰를 공개, 시장에 충격파를 선사했다.실제 알리바바의 주가는 애플의 온디바이스 AI 중국 승인까지 겹치며 5%이상 급등했다. 이를 단순히 "중국 AI 모델이 또 좋아졌다" 수준의 뉴스로 받아들여도 될까? 하지만 이는 단순히 미국과 중국의 AI 모델 성능 경쟁이 아니다. 핵심은 성능이 아니라 가격이다. 더 정확히는 AI 시장의 시장가격이 통제 불가능한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앤트로픽이 9월 클로드 오푸스 4.8 가격을 100만 토큰당 입력 3달러, 출력 15달러로 올리겠다고 예고한 바로 그 주에 문샷의 모델은 그 3분의 1 수준 가격을, 그것도 오픈웨이트로 제시했다.AI 모델에서 오픈웨이트란 학습이 완료된 인공지능의 핵심 매개변수(가중치)를 외부에 공개해 누구나 다운로드하여 자신의 컴퓨터나 서버에서 실행할 수 있게 한 모델을 의미한다. 결국 이번 사태의 핵심은 프런티어 기업이 가격을 올리는 국면에서 추격자는 가격을 내리고 퍼블릭에 공개한다. 이 비대칭이 "AI 생태계에 어떤 파급효과를 줄 것인가"가 이 국면의 핵심이다.
크리스 정 2026.07.20 18:02 PDT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는 대표적 일자리 비관론자다. 그는 지난해에 이어 2025년 5월 액시오스(Axios) 인터뷰에서도 5년 뒤 미국의 풍경을 언급하며 AI가 1~5년 안에 화이트칼라 신입 직무의 절반을 없애고 미국 실업률을 10~2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모데이는 "화이트칼라 학살(white-collar bloodbath)"이라고까지 불렀다. 아모데이뿐 아니라 공개적으로 '비관론'을 설파하는 인사들이 많다. 데이터도 넘친다. MIT 연구는 AI가 이미 미국 노동시장의 11.7%에 해당하는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으며 챌린저·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Challenger, Gray & Christmas)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미국에서 AI를 사유로 한 정리해고는 약 5만 5000 건에 달했다.정치적 이슈로도 떠오를 전망이다. 트럼프 행정부 1기 핵심 인사였던 스티브 배넌(Steve Bannon)은 "20대의 희망 직업인 행정·관리·기술 분야의 신입 일자리가 어떻게 도륙당하고 있는지 아무도 고려하지 않는다"며 오는 2028년 미 대선의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를 것으로 분석했다. 이처럼 '일자리 폭망론'이 확산되는 분위기 속에서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리스트가 '데이터'로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서 주목받고 있다.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 데이비드 조지(David George) a16z 파트너는 5월 6일 자사 인사이트 레터에서 "AI 일자리 종말론은 완전한 환상"이라고 직격타를 날렸다. 그는 "AI 비관론자들이 펼치는 '영구 실업 사회' 시나리오는 설득력 있는 이야기도 아니고, 새로운 이야기도 아니다"며 "100년 묵은 경제학 오류의 재포장에 불과하다"고 일갈했다. 조지 파트너가 주장하는 근거는 무엇일까?
손재권 2026.05.07 14:26 PD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