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gs
수년간 워싱턴과 실리콘밸리, 그리고 베이징을 동시에 흔들어온 ‘틱톡 사태’가 마침내 종지부를 찍었다.트럼프 행정부의 행정명령 종료를 불과 며칠 앞둔 시점에 틱톡의 모회사 바이트댄스(ByteDance)는 틱톡 미국 사업의 지배권을 미국 자본에 넘겼고, 오라클과 실버레이크가 주도하는 '틱톡USDS(TikTok USDS)' 합작법인이 공식 출범했다. 이제 틱톡은 법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그리고 정치적으로도 ‘미국의 앱’이 된다. 이번 거래는 미·중 테크 냉전이 어디까지 왔는지를 보여주는 첫 번째 결과물에 가깝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례가 향후 미·중 기술 분쟁 국면에서 반복될 수 있는 ‘표준 모델’이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권순우 2026.01.23 21:08 PDT
치폴레 대신 샤넬 향수. 배달 앱 대신 조말론 캔들. 미국 Z세대가 돈 쓰는 방식이 완전히 바뀌었다. 외식비는 칼같이 줄이면서도, 향수에는 여전히 지갑을 연다. 불황기마다 등장하는 '립스틱 효과'가 2025년엔 향수로 옮겨붙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10월 보고서에 따르면 Z세대의 50% 이상이 향후 6개월간 외식·배달·의류 소비를 축소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실제 치폴레·스위트그린 등 패스트 캐주얼 체인들은 최근 분기 실적에서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그러나 향수 시장은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에스티로더는 지난 9월 분기 향수 부문에서 14% 성장을 기록했고, 코티는 캘빈클라인·휴고보스 향수 수요 급증을 보고했다. 로레알은 최근 케링으로부터 화장품·향수 브랜드를 47억달러에 인수하며 시장 확대에 나섰다.시장조사업체 서카나(SIRCANA) 데이터는 미국 향수 소비의 38%가 Z세대 가구에서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글로벌데이터의 닐 손더스 소매분석가는 "Z세대는 지출을 멈춘 게 아니라 재배치했다"며 "완전한 소비 위축이 아닌 선택적 지출 강화"라고 진단했다.👉민주당 압승, 트럼프 추락... '생활비 지옥' 앞에 이념 없었다
권순우 2025.11.11 03:33 PDT
지난 29일, 한미 양국이 관세 협상에서 전격 합의를 이뤘습니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협상 내용보다 이재명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한 선물이 더 인상적이었나 봅니다.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서는 금관 선물을 소재로 한 다양한 밈(meme)이 확산됐습니다. "MAGA의 왕이 왕관을 받았다"는 댓글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금관을 쓴 많은 합성 이미지들이 공유되고 있는데요. 일부 누리꾼들은 "한국 대통령은 정말 뛰어난 유머 감각을 가지고 있다"며 이 대통령의 선물 선택을 풍자적으로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왜 미국인들은 이 선물에 민감하게 반응했을까요?현재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미국 내 평가는 극단적으로 갈립니다. 친기업 정책과 투자 유치는 호평받지만, 이민자 탄압과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인한 대규모 감원에는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전국적으로 'NO KING(왕은 안 된다)'을 외치는 시위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한국이 보낸 금빛 환대는 아이러니하게 비춰질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한국만의 선택은 아니었습니다.일본 역시 금박 기술로 만든 '황금 골프공'을 선물했고, 도쿄타워와 스카이트리를 성조기 색으로 물들이며 트럼프를 환대했습니다. 각국이 이처럼 공을 들이는 이유는 단순히 그가 미국 대통령이어서가 아닙니다. 현재 글로벌 정세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트럼프'라는 불확실한 변수를 조금이라도 예측 가능한 변수로 만들어야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 때문입니다.한국은 지금 미국, 중국과의 관계 속에서 새로운 질서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불확실성 속에서 균형을 잡는 일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습니다. 국가도, 기업도, 개인도 희미한 안개 속을 걷는 기분은 마찬가지일 텐데요. 지난 28일 트렌드쇼2026에서 오건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이 한 말이 떠오릅니다.
권순우 2025.10.31 09:42 PDT
미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 중 한미 양국이 총 1000억 달러(약 135조 원)가 넘는 대규모 경제협력 패키지에 합의했다고 2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백악관이 이날 공개한 팩트시트에 따르면 이번 협약은 미국의 일자리 창출과 에너지 안보, 첨단기술 혁신, 해양산업 동맹 강화에 중점을 두고 있다.1. 항공·방산 분야 85조원 규모 계약 체결백악관이 이날 공개한 팩트시트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보잉으로부터 신형 항공기 103대를 362억 달러(약 49조 원)에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으로 미국 내 13만 5,0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항공기 엔진은 GE 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137억 달러 규모로 별도 구매한다.또 대한민국 공군은 조기경보통제기(AWACS) 도입 사업자로 미국 L3해리스 테크놀로지스를 선정했다. 계약 규모는 23억 달러이며, 6,000개 이상의 미국 일자리가 추가로 만들어질 전망이다.미국 리엘리먼트 테크놀로지와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전기차용 고성능 희토류 자석 생산을 위한 미국 내 수직계열화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2. 에너지·광물 분야 안정적 공급망 구축한국가스공사는 트라피구라, 토탈에너지 등 미국 LNG 공급사들과 연간 330만 톤 규모의 장기 구매계약을 맺었다. 이는 미국산 에너지 수출 확대의 핵심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센트러스 에너지(Centrus Energy)는 한국수력원자력(KHNP),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함께 오하이오주 파이크턴에 위치한 우라늄 농축 플랜트 확장에 나선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내 3,000여 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예정이다.LS그룹은 2030년까지 미국 전력망 인프라 구축에 30억 달러를 투자한다. LS그린링크는 버지니아주에 6억8100만 달러 규모의 대형 케이블 생산공장을 신설한다.3. AI·미래기술 협력 본격화한미 양국은 'AI 수출·표준·보안', '6G 통신', '바이오', '퀀텀' 등 미래 핵심기술 협력 확대를 위한 '테크놀로지 번영 협정'을 체결했다. 아마존은 2031년까지 한국 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축에 50억 달러(약 6조8,000억 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 미주·APAC 지역 400억 달러 인프라 투자 계획의 일환이다.나사(NASA)는 아르테미스 II 미션에서 한국 위성을 우주 방사선 측정 임무에 동반 발사한다. 이와 함께 한미 양국은 핵심광물 공급망의 공공-민간 협력을 통해 채굴, 정련, 공급의 다변화도 약속했다.4. 선박·조선·해양산업 동반 성장 추진HD현대와 세르버러스 캐피탈은 미국 조선소 현대화와 자율운항·디지털 혁신 기술 개발에 5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삼성중공업은 비거 마린그룹과 미국 국적 선박의 유지·보수(MRO), 자동화, 신조선 건조 분야에서 협력에 나선다. 한화오션은 필라델피아 조선소 일자리를 10배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백악관은 경제협력 패키지가 트럼프 대통령의 일본, 말레이시아 순방에 이은 세 번째 성과라며 "이번 방한을 통해 한미 동맹의 경제적 실질성을 재확인했으며, 태평양 지역 내 미국의 리더십을 공고히 했다"고 자평했다.👉 5주년 기념 구독권 50% 할인 바로가기
권순우 2025.10.29 19:46 PDT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CEO의 이 발언은 더 이상 도발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AI가 산업의 핵심 동력으로 부상하면서, ‘엘리트 대학교육의 효용성’ 자체가 재검증받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방산 AI 기업으로 급부상한 팔란티어는 최근 고졸자 인턴 채용 확대에 나섰다. 이는 “명문대보다 현장 AI 역량”을 우선시하겠다는 메시지로, 미국 노동시장 전반에서 ‘학위보다 스킬(Skill)’ 중심의 고용 구조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AI 전환의 시대, 인간의 역할이 근본적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지식 생산의 중심이 대학에서 기업으로, 인재 평가의 기준이 학위에서 ‘AI 활용 역량’으로 이동하는 흐름 속에서 전통적 '인재 생태계'가 균열을 보이기 시작했다.하버드, MIT 등 미국 주요대학들의 박사학위 과정이 최근 축소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 미국의 8월 기준 신규 대졸자 실업률은 6.5%를 기록했다. 전체 실업률 4.3%를 웃도는 것은 물론, 팬데믹 시기를 제외하면 10년 만의 최고 기록이다. 고등교육의 투자 대비 가치가 약화되는 가운데, 글로벌 기업들은 AI 자동화를 앞세워 채용 동결 및 축소·인력 감원·중간관리층 축소에 나서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대학의 재정난과 기업의 효율화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AI 중심 기술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구조적 변화가 흐르고 있다. 지식 생산의 중심이 대학에서 AI 플랫폼으로, 인재 활용의 축이 인간에서 알고리즘으로 이동하는 ‘지식 생태계의 구조적 재편’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 5주년 기념 구독권 50% 할인 바로가기
권순우 2025.10.29 15:38 PDT
2026년 금융시장을 이해하려면 먼저 이 질문에 답해야한다. 2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더밀크 주최 트렌드쇼2026에서 오건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은 이 질문에 "둘 다"라고 답한다. 모순처럼 들리지만, 이것이 바로 '트럼프 2.0 시대'의 본질이다.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은 올해 달러 약세를 보도했다. 실제로 주요 6개 선진국 통화 대비 달러 인덱스는 112에서 98로 하락했다. 유로화는 트럼프 당선 이후 원화 대비 10%나 상승했다. 수치만 보면 달러는 분명 약해졌다.그러나 서울에서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원달러 환율은 1,390원에서 1,434원으로 올랐다. 상승폭은 3%에 불과하지만, 시장이 체감하는 부담은 결코 가볍지 않다."같은 달러를 놓고 유럽에서는 약세를, 한국에서는 강세를 말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오 단장은 설명했다. 오 단장은 이 현상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환율은 단순히 두 통화의 교환비율이 아닙니다. 각국 경제의 복잡한 역학관계를 고스란히 반영하는 지표입니다."그는 원화가 유독 약세를 보이는 데는 세 가지 구조적 이유가 있다고 분석했다.
권순우 2025.10.27 23:25 PDT
손재권 대표의 성장 이야기는 10년 넘게 실리콘밸리의 변화를 기록해온 저널리스트의 여정입니다. 그는 단순히 뉴스를 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조적 변화의 신호를 읽고 이를 한국의 맥락 속에서 실행 가능한 인사이트로 바꾸는 법을 배워왔습니다.그가 전하는 첫 번째 교훈은 현장의 힘입니다. 아무리 많은 리포트를 읽어도, 직접 보고 듣는 경험만큼 깊은 이해는 없습니다. 손 대표는 실리콘밸리에서 해고, 주가 폭등, 조직 개편의 순간들을 몸으로 겪으며 통찰을 쌓았습니다. 참관객들은 이를 통해 “현장에 가까이 가는 것”이 성장의 지름길임을 배웁니다.두 번째는 비교의 시선입니다. 그는 미국과 한국을 끊임없이 비교하며, “왜 한국은 다르게 움직이는가”를 묻습니다. 이런 비교를 통해 놓친 기회를 발견하고, 산업을 객관적으로 보는 눈을 기릅니다.세 번째는 공유의 가치입니다. 손 대표는 자신이 배운 것을 리포트와 트렌드쇼를 통해 나누며, 공유의 과정에서 통찰이 더 깊어진다고 말합니다. 배운 것을 나누는 것이 곧 학습의 완성이라는 점을 깨닫게 합니다.마지막으로 그는 정직한 경고를 남깁니다. 한국이 AI 무풍지대처럼 보여도, 사실은 폭풍전야라는 현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는 용기가 진정한 성장의 출발점임을 일깨웁니다.
권순우 2025.10.19 17:09 PDT
미국이 시작한 관세전쟁, 그리고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으로 인한 리쇼어링 정책으로 인한 불확실성의 연속입니다. 한국도 이에 큰 영향을 받고 있지만, 진앙지인 미국의 상황도 녹록치 않습니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 연방정부는 결국 셧다운에 돌입했습니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서로를 '셧다운의 원흉'이라고 비난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1기였던 2019년에도 34일간 셧다운이 이어진 적이 있었는데요. 협상재개 시점도 불투명한 상황이라 장기화 가능성도 예상됩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셧다운 국면을 연방정부 구조조정의 기회로 삼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국장과 만나 연방 공무원 감축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민주당이 장악한 수많은 기관을 일시적, 혹은 영구적으로 감축하거나 폐쇄하겠다"고 엄포를 놨습니다. 이 사태에 주목해야하는 이유는 바로 일자리에 있습니다. 연방정부의 일자리를 없애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는 아이러니하게도 고용시장이 강세장에서 약세장으로 전환하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습니다. 실제 각종 지표들이 기업들의 고용창출 능력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데요. 셧다운 사태는 '저채용-저해고'의 균형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했습니다. 트럼프의 정책 기조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결국 '일자리'입니다. 관세전쟁은 공급망 강화를 위해 기업들의 리쇼어링을 촉진해 미국 일자리를 만들고 미국을 더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거죠.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공장 직원 추방 사태도, 취업비자(H-1b) 수수료를 엄청나게 인상한 것도, 연준의 금리인하를 압박하는 이유도 모두 미국인 고용 확대라는 목표와 맞닿아 있습니다. 정치적 요인뿐 아니라 기술적 요인 역시 노동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인공지능(AI)의 고속 성장은 기업들의 전략과 인력 수요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으며, 이는 다시 고용시장 전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결국 현재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전환의 중심에는 '일자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자리 문제는 소비 패러다임을 뒤흔들고, 소비 패러다임은 다시 미국 경제의 미래를 재편하는 '순환적 변화'를 촉발하고 있습니다. 👉 5주년 기념 구독권 50% 할인 바로가기
권순우 2025.10.03 07:25 PDT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H-1B 전문직 비자 신청에 대해 연간 10만 달러라는 초고액 수수료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미국 내 이민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합법 이민마저 억제하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현지시간) 전문직 단기 취업(H-1B) 비자 제도를 대폭 개편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H-1B 비자 신청 시 10만 달러(약 1억 3000만 원)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현재 H-1B 비자 신청에 드는 비용은 추첨 등록비 215달러와 I-129 양식 제출비 780달러로 총 995달러 정도였다. 하지만 새 정책이 시행되면 수수료가 100배 넘게 폭등하게 된다. 이 정책의 후폭풍은 즉각적이고 파괴적이었다. 애플, 메타,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외국 전문 인력 고용에 크게 의존해온 빅테크 기업은 초비상 사태다. 이들은 한해 최소 1만건, 최소 수천건의 H-1B 비자를 확보하고 해외(주로 인도, 중국 등) 인력을 확보하려 했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조치 발표 직후 전직원들에게 긴급 지침을 내리고 H-1B 소지 직원들에게 “해외 출장을 자제하고 현재 해외에 있는 직원은 21일까지 반드시 미국으로 복귀하라”고 통보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H-1B 비자 소비자는 미국내 머물라”고 권고하고 비상 대응에 나섰다. 파장이 크자 백악관은 관계자는 20일, “해당 수수료는 오직 신규 비자 신청자에게만 적용되며 기존 비자 소지자나 갱신 신청자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하며 파장을 축소하려 했다. 그러나 수수료가 없어지지는 않기 때문에 대세를 바꿀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H-1B 비자는 실리콘밸리와 글로벌 기업들이 외국 전문 인력을 채용하는 핵심 경로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근로자 우선주의"를 앞세워 강하게 제약해왔다. 그동안 한국인들은 H-1B 비자를 통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인재들이 인도나 중국에 비해선 많지 않았다. 지난 조지아주 구금 사태와 같은 수준의 타격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미국의 향후 방향 뿐 아니라 한국의 정책적 대응에 중요한 시사점을 주기 때문에 중요하게 봐야 한다.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사바나 인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부지에서 미 당국이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벌였을 당시 현장 분위기를 한 한인 관계자가 이렇게 전했다.현지 업계에 따르면 이날 단속에 투입된 수사 인력들은 직원들을 세워놓고 신분증을 일일이 확인한 뒤 문제가 있는 인력들을 현장에서 곧바로 연행했다. 일부 협력사에서는 아예 모든 직원을 차량에 태운 뒤 합법 체류자만 내리게 하는 방식으로 단속이 진행돼,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장면이 연출됐다.업계 한 관계자는 “전날 이미 관련 정보를 입수해 회사 측에서 일부 인력에게 출근을 자제하라는 지시가 내려갔지만 이를 무시하고 현장에 나온 인원들이 모두 붙잡혔다”고 전했다.CNN, 로이터, 사바나 모닝 뉴스 등에 따르면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은 이날 HL-GA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작전에는 ATF(주류·담배·총기·폭발물단속국), FBI(연방수사국), HSI(국토안보수사국), DEA(마약단속국), 조지아주 순찰대(GSP) 등도 대거 투입됐다. 현장에는 수색용 헬리콥터와 군용 험비까지 동원됐으며, 한국인 직원들이 줄지어 서서 케이블타이로 손이 묶인 채 조사받는 장면이 SNS를 통해 공개됐다.이번 급습을 통해 해당 건설 현장에서 475명이 체포됐다. HSI는 5일 브리핑에서 “체포자 상당수가 한국 국적”이라며 “불법 체류하거나 체류 자격을 위반한 상태로 근무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체포된 이들은 현재 조지아주 포크스톤(Folkston) 구치소에 수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당국에 따르면 체포된 한국인은 LG에너지솔루션 본사 직원과 협력사·시공사·하청업체 직원 등 300여 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ESTA(전자여행허가제)나 단기 B1 비자 등을 이용해 미국에 입국한 뒤 불법적으로 근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당국 관계자는 더밀크와의 통화에서 "이민당국과 소통하면서 현재 명단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HL-GA 배터리 합작법인 대외협력 담당 메리 베스 케네디는 성명을 통해 “당국의 활동에 전면적으로 협조하고 있다”며 “수사 협조를 위해 현재 건설 공사를 일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또 마이클 스튜어트 현대차 대변인도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구체적 정황을 파악하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와 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은 조지아주 엘라벨(Ellabell)에 건설 중이다. 총 76억 달러 규모로 조지아주 역사상 최대 제조업 프로젝트로 꼽힌다. 완공 후에는 인근 현대차 전기차 공장에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오는 2031년까지 8500명을 고용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조지아주로부터 20억 달러 규모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권순우 2025.09.05 11:52 PDT
AI 반도체 제국 엔비디아의 2분기 실적을 두고 시장이 내린 냉정한 평가입니다. 매출 467억 달러, 전년 대비 56% 급증. 조정 주당순이익(EPS)도 월가 기대치를 웃돌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정작 주가는 흔들렸습니다.그 이유는 분명합니다. AI 시대의 속도전이 지정학 리스크 앞에서 제동이 걸렸기 때문입니다. 엔비디아는 이번 분기 중국 고객에게 단 한 개의 H20 칩도 판매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사라진 매출만 40억 달러에 달합니다. 트럼프 2.0 행정부가 “중국 매출의 15%를 미국 정부에 납부하는 조건”으로 수출을 허용했지만,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에 미국산 칩 구매 자제를 권고하면서 판로는 사실상 막혔습니다. 엔비디아 측도 “미 정부와의 논의가 계속 진행 중일 뿐”이라며 불확실성을 인정했습니다.결국 이번 실적은 압도적인 ‘속도의 성과’와 동시에 정치 리스크 앞에서의 한계를 드러낸 셈입니다. 아무리 기술 혁신의 속도가 빨라져도, 지정학적 리스크 앞에서는 언제든 속도가 더뎌질 수 있음을 보여준 것입니다.이 흐름은 엔비디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트럼프 2.0 시대, 정치는 기술과 경제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습니다. 최근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 정부가 보여준 치밀한 ‘전략적 아첨’ 외교도 같은 맥락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관세 전쟁, 대미 투자 유치, AI 전환이라는 거대한 속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역시 영리한 외교 전략으로 속도를 맞추고 있는 것입니다.실리콘밸리 현장에서 만난 관계자들은 이 상황을 한마디로 요약했습니다.“AI 시대의 해자는 자본도 기술도 아닌 속도다.”실리콘밸리에서 들은 ‘속도의 힘’은 압도적이었습니다. 그렇다면 AI의 미래를 가르는 진짜 경쟁력은 무엇일까요? 그리고 ‘속도’라는 해자는 어떻게 기업의 운명을 바꾸고 있을까요?
권순우 2025.08.29 14:18 PD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