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풍토병?” 조이의 코로나 극복기
‘POSITIVE’ 지난 7일(현지시각) CES2022 취재를 마치고 한국행 비행기를 타기 전 코로나(PCR) 검사를 했습니다. 몸에 별 이상이 없어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결과를 받아본 순간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새빨간 글씨로 ‘양성(Positive)’라고 쓰여 있는 메일을 마주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누구보다 철저하게 방역지침을 지켰고 부스터샷까지 백신도 세 번이나 맞았으며 행사 내내 마스크를 두겹씩 끼고 다녔습니다. 코로나가 내 얘기가 될 줄은 몰랐습니다. CES 주최측에서 나눠준 자가진단 키트까지 두 줄이 뜨는 걸 확인하고 나서야 비로소 코로나에 감염됐다는 사실을 실감했습니다.그렇게 일주일간의 길고도 짧은 투병(?) 생활이 시작됐습니다. 증상은 거의 없다고 해도 될 만큼 경미했습니다. 오미크론 변이의 첫 증상인 인후통과 약간의 기침이 있었으나 금새 사라졌고, 3차 접종을 맞은 지 한달이 채 안되서인지 열도 나지 않았습니다. 미각·후각 상실이나 근육통도 없었습니다. 잘 인식되지 않고 지나가는 가벼운 감기랄까요. 과거 앓았던 A형 독감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약한 증상에 불과했습니다.물론 CES2022에 참석한 기업 임직원 및 취재진 중 일부가 양성 판정을 받았고 아파서 병원을 찾은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기저질환이 없는 다수는 저처럼 경미한 증상을 앓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몸의 병보다 저를 더 힘들게 한 건 코로나19 보다 '관계'에 대한 두려움이었습니다. 가족과 친구들은 저보다 더 저를 걱정하며 절망적인 모습을 보였고요. 확진자가 된 순간 돌이킬 수 없는 낙인이 찍힌 듯한 사회적 분위기가 제 마음을 짓눌렀습니다. 혹여나 저와 스친 접촉자들이 감염되지는 않았을지, 저로 인해 일상에서 피해를 볼 수도 있는 잠재적 피해자들에 대한 미안함과 불편함이 몸의 아픔보다 더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코로나19 확진은 나뿐만 아니라 나를 둘러싼 공동체가 누리는 일상의 파괴였기에 더 무거웠나봅니다.분명 증상은 감긴데 진단은 죽음이 맞닿아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차라리 양성인 걸 모르고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는 게 낫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비자발적으로 삶과 죽음, 인생에 대한 철학적 고민을 하며 진단키트의 두 줄이 점점 옅어지는 과정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코로나19라는 감염병은 지난 2년간 이렇게 인류의 삶을 위축시키고 비즈니스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