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트? ‘역할 설계’부터 하라… MS가 공개한 AX 워크플로 재설계 공식
[AX 혁신] 마이크로소프트, 영업팀 계약 성사율 20% 증가
공식①: 기술이 아니라 비즈니스 성과에서 출발하라
공식②: 개별 업무가 아닌 워크플로 전체를 다시 설계하라
공식③: 직원을 전환의 중심에 두라
공식④: AI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넓혀라
공식⑤: 지식의 통제권을 지켜라
더밀크의 시각: 한국의 현주소와 5대 액션 플랜
모든 산업 분야에서 논의 초점이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서 ‘기업이 AI를 활용해 어떻게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가’로 옮겨갔습니다.캐슬린 호건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전략 및 혁신책임자(Chief Strategy and Transformation Officer)
마이크로소프트(MS)가 AI 시대 업무 재정의를 위한 현실적인 조언을 내놨다. 기업을 위한 AI 전환(AX) 실전 지침서 프론티어 플레이북을 통해 핵심 성공 공식을 제시한 것이다.
플레이북은 MS가 내부 AI 전환 사례 100건 이상을 검토해 만든 문서다. 조직 내부에서 터득한 경험과 진화 중인 관점을 공유하기 위해 MS는 스스로를 ‘커스터머 제로(Customer Zero, 최초 고객)’로 삼았다. MS부터 전환하고 그 경험을 고객과 나눈다는 목표다. MS는 이를 위해 지난 7월 ‘마이크로소프트 프론티어 컴퍼니(Microsoft Frontier Company)’도 만들었다.
캐슬린 호건 MS 최고전략 및 혁신책임자는 17일(현지시각) 이와 관련, “성공할 조직은 우리가 ‘프론티어 기업(Frontier Firms)’이라고 부르는 곳들”이라며 “프론티어 기업은 사람이 주도하되 점차 AI의 힘을 빌려 가는 기업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AI가 인간의 능력을 확장시키는 동시에 인간 직원들은 의미 있는 통제권과 판단력, 책임감을 유지해야 진정한 성공에 도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호건 MS 최고전략 및 혁신책임자는 “MS는 기업 기능, 시장 진출 전략, 엔지니어링 분야에 걸쳐 전사적 협의체를 구성해 AI 전환 모범 사례를 공유하고 함께 배웠다”며 “이러한 노력으로 영업팀의 계약 성사율은 20% 증가했고, 공급망 워크플로(workflow, 작업흐름)의 처리 시간은 최대 75% 단축됐으며 9명으로 구성된 엔지니어링 팀이 단 35일 만에 첫 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AX 성과를 위해 MS 플레이북이 제시한 구체적 방법은 △사업 목표 설정 △확산 엔진 구축 △사람에 대한 투자 △자사 우위와 통제의 코드화 △보안 확보 다섯 가지다.
공식①: 기술이 아니라 비즈니스 성과에서 출발하라
MS 영업조직은 AI로 어떻게 성과를 개선했을까?
MS는 AI 도구를 내부에 널리 배포했는데도 사용량이 정체되고 성과가 나오지 않자 AI 도구 사용을 더 밀어붙이는 대신 사업 목표를 수정했다.
목표는 고객 가치 제고, 수주, 직원 경험 개선이었다. 핵심은 영업 담당자가 한 주를 어떻게 사용하는지 지도화했다는 점이다. 이 지도에 맞춰 영업 파이프라인용 애널리스트 에이전트, 딜 패키지용 딜 에이전트, 고객 이해용 리서처를 맞춰 연결했다. 목표에 맞춰 특화 에이전트를 각각 투입한 것이다.
주간으로 진행한 동료 직원 주도의 소그룹 모임(huddle)은 이런 실험을 습관으로 바꾸는 장치였다. MS는 이 그룹에서 활용 사례 도입이 3배로 늘고, 영업 담당자당 매출이 9.4% 증가했으며 성사율이 20% 개선됐다고 밝혔다. MS 365 코파일럿을 사용한 MS 영업사원 687명의 내부 데이터 기반으로 나온 수치다. 코파일럿 사용량이 적은 영업사원과 비교했을 때 AI 활용군의 업무 성과가 높았던 것이다.
공식②: 개별 업무가 아닌 워크플로 전체를 다시 설계하라
AI로 익숙한 업무를 더 빨리 끝내는 데 그치면 안 된다는 것이 MS가 강조한 두 번째 공식이다. 특정 개별 업무에만 집중하지 말고 전체 업무 프로세스, 즉 워크플로를 재설계하는 게 핵심이다.
호건 MS 최고전략 및 혁신책임자는 “초기에는 AI를 활용해 익숙한 업무를 더 빨리 끝내는 데 그쳤다”며 “한 단계를 빠르게 하더라도 다음 단계에 대기열이 길어진다. 깨진 프로세스에 에이전트를 더해도 여전히 깨진 프로세스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프로세스 전체를 바꾸지 않으면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MS 클라우드 공급망 조직은 이 공식을 효과적으로 적용한 대표적 사례다. 이들은 가장 먼저 프로세스 단순화를 진행했다. 공급망 전문가와 엔지니어가 종단 간(end-to-end) 워크플로를 함께 단순화한 뒤 모든 에이전트가 같은 데이터 기반으로 추론하도록 ‘단일 진실 공급원(single source of truth)’을 만든 것이다.
에이전트 배치는 그다음 단계로 진행됐다. 계획·조달·이행·물류 전반에 목적별 에이전트 100개 이상을 배치했다. 에이전트가 수요 변화를 조사하고, 생산능력을 모델링하고, 항공·육상·해상 운송을 비용·시간·탄소 영향으로 비교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정해진 권한과 승인 한도 안에서는 담당자가 구매주문을 수정하거나 취소하는 것도 도울 수 있다.
결과적으로 2026년 4~8월 측정한 다섯 번의 월간 계획 주기에서 평균 사이클 타임이 약 10영업일에서 2.5영업일 미만으로 줄었다. 워크플로 기준 최대 75%나 시간이 단축된 것이다. 수요계획이 왜 바뀌었는지 설명하는 작업은 기존 5~7일에서 수 시간으로 줄었다.
MS는 이런 접근 방식을 린 비포 에이전트(lean before agents)라고 부른다. 종단간 워크플로 매핑, 불필요한 승인·인수인계 제거, 공통 데이터 기반 구축, 책임자를 둔 교차 기능 팀, 재사용 가능한 구조, 사람과 에이전트의 역할 설계가 요체다.
이를 통해 사람이 AI 비서를 쓰는 단계, 에이전트가 팀원으로 참여하는 단계를 넘어 사람이 방향을 정하고 에이전트가 전체 업무를 수행하는 ‘휴먼 리드, 에이전트 수행’ 단계로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공식③: 직원을 전환의 중심에 두라
MS가 발견한 또 하나의 핵심 공식은 사람이 AX 전환에 중심에 존재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특히 핵심 변수는 관리자에 있었다. 프론티어 플레이북에 따르면 관리자가 직접 AI를 쓰는 모습을 보이면 에이전틱 AI에서 얻는 가치가 17포인트, 신뢰가 30포인트 높아졌다.
관리자가 심리적 안전감을 만든 팀은 에이전틱 AI를 자주 쓰는 비율이 1.4배에 달했다. MS가 전 세계 직장인 18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별도 조사에서 확인된 데이터다.
조직의 영향도 컸다. MS가 올해 10개국 AI 사용 직장인 2만 명을 조사해 발표한 ‘2026 워크 트렌드 인덱스’에서는 문화·관리자 지원·인재 관리 등 조직 요인(67%이 개인 요인(32%)보다 2배 이상 큰 연관성을 보였다. 리더십이 AI에 대해 일관되게 정렬돼 있고, 당장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AI로 일을 재설계한 것에 대한 보상이 있는 경우 AI 도입 성과가 좋았다.
이와 관련, MS는 AI 전환을 가속하는 자체 학습 프로그램도 소개했다. ‘캠프 AIR(Camp AIR)’로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여러 주에 걸쳐 교차 기능 팀이 실제 사업 과제를 놓고 일하는 방식을 함께 재설계하는 프로그램이다. MS는 초기 파일럿에서 개인이 각자 배우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팀이 함께 배우고 실험할 때 변화가 지속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캠프 AIR 프로그램은 엔지니어 3000명 이상으로 확대됐으며 신입 엔지니어를 경험 많은 멘토와 짝지어 AI 보조 학습을 병행하는 ‘프레이즈(PRAISE)’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코파일럿 코워크(Copilot Cowork)를 만든 9명 규모의 엔지니어·디자이너·PM 팀이 AI 내장 방식으로 제품을 개발, 35일 만에 초기 버전을 내놓은 사례는 이런 방식이 얼마나 큰 효과를 낼 수 있는지 보여줬다.
공식④: AI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를 넓혀라
AI 기반 자동화는 출발점일 뿐이다. 더 큰 기회는 ‘역량 추가(Capability Add)’에 있다. MS는 지속적 개선(CI)이 낭비를 덜어내고 AI가 역량을 더한다는 뜻에서 이를 ‘CI + AI = CA’로 정리했다.
워크 트렌드 인덱스에 따르면 AI 사용자 58%는 AI 덕분에 1년 전에는 못 하던 일을 하고 있으며 에이전트로 다단계 업무를 수행하는 ‘프론티어 프로페셔널’에서는 이 비율이 80%을 웃돌았다.. 프론티어 프로페셔널은 조사 대상 AI 사용자의 16%를 차지한다.
성과 측정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표를 투입(도입·준비도), 처리량(워크플로 침투), 산출(생산성·성과), 성과(비즈니스 결과) 4계층으로 나누고, 각각 2~4주, 1~3개월, 3~6개월, 6개월 이상의 시간이 지난 후 결과를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호건 MS 최고전략 및 혁신책임자는 “영업 담당자라면 고객과 보내는 시간·파이프라인·승률 같은 선행지표를, 엔지니어라면 AI가 만든 코드의 양이 아니라 더 나은 제품을 더 빨리 만드는지를 보라”고 조언했다.
공식⑤: 지식의 통제권을 지켜라
마지막 공식은 AI와 사람이 함께 일하며 통제권을 유지하는 것이다.
호건 MS 최고전략 및 혁신책임자는 “사람이 AI에 맥락과 판단, 피드백을 주고 AI는 사람의 학습을 돕는 루프가 조직 고유의 지식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회사 고유 지식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해야 하며 특정 모델 제공자에 종속되지 않는 학습 루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플레이북은 이를 ‘힐 클라이밍 머신(hill-climbing machine)’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각 기업이 품질 기준과 위험 한계를 사설 평가(private evals)로 코드화하고, 컨텍스트·하네스(harness, AI가 안전하게 작동하도록 통제하는 구조)를 모델과 분리해 모델이 바뀌어도 우위가 유지되게 하라는 조언이다.
데이터 거주, 테넌트 격리, 모델 유연성 등의 기능은 사후에 붙이기보다 설계 단계에서 반영해야 한다고도 권고했다. 보안과 관련해서는 모든 에이전트에 가드레일을 적용하고, AI의 행동을 추적·감사·되돌릴 수 있게 하라고 조언했다.
더밀크의 시각: ‘한국의 현주소’와 5대 액션 플랜
한국의 상황은 어떨까?
원티드랩이 HR 담당자 130명과 직장인 20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응답 기업의 97% 이상은 3년 내 AX가 경영 환경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대부분의 기업이 AX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전사 차원에서 AX를 도입한 기업은 5.3% 그쳤다.
AX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 요인으로는 전문 인력 확보의 어려움(53.1%), 명확한 전략·로드맵 부재(51.3%)가 꼽혔다.
MS처럼 성과를 내려면 우선 AX가 IT 부서의 프로젝트가 아니라 경영진의 의제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MS가 각 목표마다 성과에 책임지는 경영진 오너를 두라고 권고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성과 지표를 바꾸는 일이다. 국내 기업 다수가 시범·검토 단계에 있는 현재 상황을 볼 때 지금은 도입률 대신 선행·후행 지표를 함께 설계할 시점이다. AI 도구 사용량은 출발점일 뿐, 승률·고객 접점 시간·사이클 타임 같은 업무 지표와 연결해야 진정한 혁신을 기대할 수 있다.
다음으로 적용할 공식은 ‘린 비포 에이전트’다. 다단계 결재와 부서 간 칸막이가 있는 조직의 경우 에이전트를 도입하더라도 기존 병목은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구매·견적·승인처럼 종단 간 흐름이 뚜렷한 프로세스 한두 개를 골라 먼저 지도화하고, 공통 데이터를 만드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한국 제조업의 암묵지를 자산화하는 작업도 매우 중요하다. MS 플레이북이 강조한 사설 평가와 모델 독립 구조는 숙련공의 노하우에 강점이 있는 한국 제조기업에 특히 의미가 있다. 노하우를 기준과 데이터로 코드화해 두면 모델이 바뀌어도 우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부가 추진하는 제조 AI 지원 사업도 이 방향과 맞닿아 있다.
마지막은 거버넌스에 대한 준비다. MS가 강조한 것처럼 자동화된 에이전트가 문제를 일으키기 전에 에이전트에 신원과 권한을 부여하고, 행동을 추적·감사할 수 있게 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AX 전문 인력 확보를 위한 교육, 관리자 역량 제고 등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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