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버블이 두려워 투자를 멈출 것인가…이효석이 보는 다음 병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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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 2026.09.23 18:47 PDT
AI 버블이 두려워 투자를 멈출 것인가…이효석이 보는 다음 병목
(출처 : 이효석 아카데미, 더밀크 편집)

[트렌드쇼 2027: AI 아젠다] 이효석 HS 아카데미 대표
“20세기는 버핏, 21세기는 새 공식”… 이효석의 투자 재정의
“AI 버블은 아직 아니다”… ROI로 보는 과열의 신호
“모든 해자가 공격받는다”… 지금은 해자보다 병목
젠슨 황의 ‘5층 케이크’… 자본은 어디로 이동하나

내가 지금 하는 이 일을 사람들이 AI에게 물어보면 어쩌지, 이런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모든 해자가 공격받고 있습니다
이효석, HS아카데미 대표

AI 투자 열기가 버블인지 가르는 기준은 무엇일까?

이효석 HS아카데미 대표는 더밀크와의 인터뷰에서 "주가 상승률보다 투자에 들어간 돈이 얼마를 벌어들이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AI 산업에서 오래 지속될 ‘해자’를 단정하기보다, 지금 수요가 공급을 앞지르는 ‘병목’을 추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화제의 베스트셀러 '이효석의 21세기 투자법'을 출간한 이효석 HS아카데미 대표는 AI 시대의 투자 판단 기준을 ‘해자’와 ‘병목’, 그리고 ‘행동’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설명했다.

더밀크는 이 대표와 함께 AI 시대에 버핏의 투자법을 어떻게 다시 읽어야 하는지, AI 버블은 언제 시작되는지, 엔비디아 이후 어떤 병목을 봐야 하는지, 2027년을 앞두고 투자자는 어떤 결정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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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 HS아카데미 대표가 지난 8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경제 강의를 하고 있다. 이 대표는 현재 주식투자를 활발히 하고 있는 투자자 뿐 아니라 한국인들의 경제 리터러시를 높이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출처 : 이효석 대표 페이스북)

"AI는 결국 버블로 간다"… 지금 봐야 할 숫자는 ROI

AI 투자에 버블이 형성됐느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아직은 아니라고 답했다. 그가 제시한 기준은 밸류에이션이나 주가 상승률이 아니라 투자수익률이었다.

"AI 데이터센터에 돈을 넣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수익률이, 그 돈을 빌려오는 데 드는 이자율보다 낮아지는 순간부터 버블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시장금리(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든 내리든 상관없이, 데이터센터나 전력망에 투자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이 그보다 훨씬 높습니다. 그러니 지금 단계를 버블이라고 부를 이유가 없는 겁니다."

이 대표가 제시한 기준은 AI 인프라 투자가 만들어낼 기대수익과 자금 조달 비용의 차이다. 그는 현재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투자의 기대수익이 조달 비용을 웃돈다고 판단해, AI 투자 전체를 버블로 규정하기는 이르다고 봤다.

다만 이 기준을 적용하려면 어떤 사업의 수익률과 비용을 비교하는지 구분해야 한다. 데이터센터의 수익은 고객과 맺은 계약, 가동률, 전력 확보 비용에 따라 달라진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도 개별 사업자가 실제로 돈을 빌리는 비용과 같지 않다.

주가가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버블이라 단정할 수 없듯, 일부 투자의 높은 기대수익만으로 시장 전체가 건전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이 대표는 오히려 기술의 가능성이 확인된 뒤 시장의 기대가 급격히 커질 수 있다고 봤다. AI가 지금까지 풀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하면 기업과 투자자가 미래 수익을 더 크게 상상하고, 그 과정에서 투자가 수익 검증보다 앞서갈 수 있다는 것이다.

(출처 : 더밀크 )

“모든 해자가 공격”… 버핏의 투자공식도 다시 봐야 한다

신간 이효석의 21세기 투자법은 제목부터 도발적이다. 이 대표도 이를 인정했다.

"20세기는 버핏이 했으니, 21세기는 제가 한번 해보겠다는 의미로 제목을 잡았습니다."

책은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앞부분에서는 워런 버핏의 투자 원칙 가운데 시대가 바뀌어도 여전히 유효한 것들을 다루고, 후반부에서는 지정학과 경제, AI 기술이 달라지면서 새롭게 봐야 하는 투자 조건을 설명한다.

이 대표가 버핏의 투자 철학 중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보는 것은 다름 아닌 인간의 본성이다. 그는 "20세기나 21세기나 안 변하는 건 인간의 본성"이라며 "늘 똑같은 뇌를 가지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그래서 버핏이 알려준 지혜를 기본값으로 깔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기업이 성장하는 속도와 산업이 만들어지는 방식은 완전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이 시가총액 1조 달러에 도달하는 데 수십 년이 걸린 반면, 최근 AI 기업들은 창업 후 불과 몇 년 만에 수천억 달러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점을 사례로 들었다. 기업가치가 만들어지는 시간이 짧아지면서, 투자자가 판단을 내려야 하는 시간도 함께 줄어들었다는 설명이다.

"과거에는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을 오랜 기간 지켜보고 경쟁력을 확인한 뒤 투자해도 기회가 남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AI 산업에서는 시장이 먼저 빠르게 형성되고, 기업가치가 그 뒤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먼저 움직입니다."

이 때문에 그는 버핏의 투자 철학을 버릴 필요는 없지만, 그대로 적용하기도 어렵다고 봤다. 사람의 탐욕과 공포는 예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지만, 기업을 둘러싼 기술과 시장 환경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효석 대표의 베스트셀러 '21세기 투자법' (출처 : 더밀크 )

해자보다 '병목'을 찾아라

이효석 대표가 AI 시대 투자에서 다시 꺼내 든 개념은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다. 경쟁사가 쉽게 침범하지 못하는 브랜드력과 가격 결정력, 규모, 네트워크 효과 등을 뜻하는 이 개념은 워런 버핏이 오랫동안 강조해온 투자 기준이다.

그는 2018년 버핏과 일론 머스크 사이에 벌어졌던 '해자 논쟁'을 AI 시대에 다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시 머스크가 해자를 수비적 개념으로 규정하며 혁신의 속도가 중요하다고 주장하자, 버핏과 찰리 멍거는 투자자 관점에서는 여전히 해자가 중요하다고 반박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그 근거로 시즈캔디 사례를 들었다. 가격을 올려도 소비자가 이탈하지 않을 만큼의 브랜드 충성도를 확보한 경우로, 기업은 계속 공격과 혁신을 해야 하지만 투자자는 이런 가격 결정력을 가진 기업을 찾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그는 AI 산업에서는 아직 이 정도 수준의 해자를 찾기 어렵다고 봤다.

"AI 시대에 완성된 해자를 가진 기업은 아직 없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꼽자면 엔비디아가 거의 유일한데, 그조차도 언제 끝날지 모릅니다."

이 대표는 구글과 애플, 테슬라는 앞으로 해자를 만들 가능성이 있는 기업으로 거론했다. 그가 주목한 것은 이들이 가진 '디바이스 주권'이다. 스마트폰과 자동차처럼 사용자와 직접 연결된 하드웨어를 갖고 있다는 점이 AI 시대의 새로운 경쟁우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지능 자체를 만드는 영역에서는 아직 승자가 정해지지 않았다고 봤다.

"지능을 만드는 영역에서는 다들 해자를 만들려고 서로 공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아직 해자가 없습니다."

이 때문에 그는 지금 투자자가 해자보다 먼저 봐야 할 대상으로 '병목'을 꼽았다.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지점에서 높은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AI 초기에는 GPU가 대표적인 병목이었고, 이후 전력과 데이터센터, 네트워크로 병목이 옮겨갔다는 설명이다.

병목과 해자는 같은 뜻이 아니다. 병목은 지금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지점이고, 해자는 경쟁자가 들어온 뒤에도 수익을 지킬 수 있는 능력이다. GPU나 전력이 부족한 동안에는 공급자가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지만, 투자가 몰려 공급이 늘어나면 그 수익도 줄어들 수 있다.

이 대표의 제안은 해자를 버리거나 또는 새로운 해자를 찾으려 만들어낸다기 보다 빠르게 형성되는 AI 시장에서는 현재 자본이 몰려도 쉽게 해소되지 않는 병목을 먼저 찾아보자는 주장에 가깝다.

투자자가 확인할 것은 그 병목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고, 해당 기업이 공급 확대 뒤에도 수익을 지킬 수 있느냐의 여부일 것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투자 구루로 불리는 워렌 버핏 (출처 : 제미나이 편집, X AI, 버크셔 해서웨이 )

젠슨 황의 '5층 케이크'… "병목은 계속 위로 올라간다"

이효석 대표는 투자자가 AI 산업 전체를 조망하는 방법으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제시한 'AI 5층 케이크'를 언급했다. 에너지·칩·인프라·AI 모델·애플리케이션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그는 지금 정확히 어느 위치에 와 있는지 맞히는 것보다, 전체 지도를 먼저 그려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투자 방법도 하나의 층에 집중하기보다, 다섯 개 층을 모두 보면서 병목이 심한 영역의 비중을 높이는 방식을 제안했다.

초기 AI 산업에서는 칩이 가장 큰 병목이었다. 엔비디아 GPU를 구하지 못하면 모델 개발 자체가 어려웠다. 이후 전력 공급 문제가 커졌고, 데이터센터 건설 속도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에너지와 칩을 지나 지금은 데이터센터가 병목"이라며 "병목은 계속 위쪽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현재 데이터센터 건설을 주요 병목으로 보고, 인프라가 확충되면 모델이나 애플리케이션, 실제 산업 적용 과정에서 새로운 제약이 드러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로봇과 자율주행 등 피지컬 AI가 확대된다면 센서·모터·배터리 같은 공급망도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젠슨 황의 ‘5층 케이크’는 AI 산업을 살피는 지도이지 병목이 반드시 아래층부터 위층으로 차례로 이동한다는 시간표는 아니다. 전력과 칩 부족이 지속되는 동안 애플리케이션이나 피지컬 AI에서도 동시에 병목이 생길 수 있다. 투자자에게 필요한 것은 다음 층을 순서대로 맞히는 일보다, 각 층의 수요 증가 속도와 공급 확대 속도를 비교하는 일이다.

이 대표 역시 디지털 AI에서 피지컬 AI로 넘어가는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이 전환 과정에서 한 번 제대로 꺾이고 넘어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엔비디아가 설명하는 5단 케이크 (출처 : 더밀크)
AI 때문에 투자도, 사업도 모두 오픈북 테스트가 됐습니다.
이효석 대표

이효석 대표는 AI 시대 투자자의 차이를 정보의 양보다 판단과 실행에서 찾았다. 기업 자료를 요약하고 여러 시나리오를 비교하는 일은 AI로 빨라졌다. 그러나 같은 도구를 누구나 쓸 수 있다면, 분석 결과를 많이 확보하는 것만으로 투자 우위를 만들기는 어렵다.

그는 이 같은 상황을 교과서를 옆에 두고 시험을 보는 ‘오픈북 테스트’에 비유했다. “오픈북 테스트에서 시험을 잘 보는 방법은 클로즈북과 다릅니다. 결국 방향을 잡고, 선택하고, 행동하는 겁니다.”

투자에서도 먼저 정해야 할 것은 어떤 조건에서 사고, 어떤 사실이 나오면 판단을 바꿀지다. AI는 그 판단에 필요한 자료와 반론을 찾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 대표는 “행동하기 직전까지는 AI가 해준다. 그런데 행동 자체는 AI가 대신해주지 않는다”며 “사든지 팔든지, 그건 내가 직접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빨리 매매하라는 뜻은 아니다. 기다리기로 했다면 무엇을 확인하기 위해 기다리는지, 투자했다면 어떤 근거가 무너질 때 다시 판단할지 스스로 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정보가 풍부해질수록 투자자의 몫은 답을 더 많이 모으는 일보다 자신의 판단 기준을 분명히 하는 데 있다.

지금은 무난한 전략이 오히려 패배적 전략입니다. 평범해지면 기회가 없습니다
이효석, HS아카데미 대표
독일 IFA 2026에서 주목을 받은 애지봇의 휴머노이드 X2. 이머징 테크놀로지 분야에서 애지봇은 A3, X2 두 종류의 휴머노이드 모두 혁신상을 받았다. (출처 : IFA)

2027년에 앞서 투자자가 물어야 할 질문: "이 해자는 5년 뒤에도 남아 있나"

이효석 대표는 포항공대 산업공학과 학·석사 출신으로, 기업은행·코리안리·교보AXA자산운용·SK증권 등에서 경제분석과 자산운용, 투자전략을 담당했다.

SK증권 리서치센터 자산전략팀장을 거쳐 현재 HS아카데미 대표로 경제·투자 교육과 콘텐츠 사업을 이끌고 있다. 유튜브 '이효석아카데미'를 운영하며 거시경제와 기술 변화, AI 산업을 투자 관점에서 분석하고 있다.

이효석 HS아카데미 대표는 오는 10월 2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더밀크 프리미엄 컨퍼런스 '트렌드쇼 2027: AI 아젠다'에서 이 같은 변화가 투자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날 '2027 AI 투자 전망'을 주제로, AI 인프라 투자 이후 자본의 이동과 피지컬 AI, 소버린 AI 등 새로운 투자 영역을 짚는다.

'트렌드쇼 2027: AI 아젠다'는 '2027년이 오기 전에 우리 조직이 내려야 할 7가지 결정'을 주제로 열린다. 김경훈 오픈AI 코리아 대표를 비롯해 기업과 투자 현장의 전문가들이 AI 기술 선택, 조직과 인재 전략, 피지컬 AI, 중국 활용법, AI 투자 전략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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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더밀크 )

📌 행사 개요

행사명: 더밀크 트렌드쇼 2027: AI 아젠다

주제: 2027년이 오기 전에 우리 조직이 내려야 할 7가지 결정

일시: 2026년 10월 22일 오전 10시~18시

장소: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룸 401호

주최: 더밀크

후원: 플로우, AWS, 에어 프레미아

주요 프로그램: 키노트, 7대 AI 아젠다 세션, VIP 라운드테이블, 클로징 패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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