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이후 20년 체제 끝났다: 케빈 워시의 침묵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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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 정 2026.06.16 18:47 PDT
버냉키 이후 20년 체제 끝났다: 케빈 워시의 침묵 혁명
(출처 : 크리스 정 )

케빈 워시의 첫 FOMC: 금리보다 커뮤니케이션 체제가 더 중요하다
버냉키 이후 20년 체제를 뒤집으려는 연준 의장...시장은 버틸까?
금리인하를 원하는데 시장금리는 올린다고? 워시 정책의 역설
포워드 가이던스의 소멸: 워시 연준이 시장의 ‘닻’을 거둘 때
더밀크의 시각: 연준의 ‘네비게이션’이 꺼지는 변동성의 시대

📌 더밀크의 AI 핵심 브리핑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의 첫 FOMC. 금리 동결은 확정됐지만, 시장이 보는 건 숫자가 아니라 그가 버냉키 20년 체제(포워드 가이던스)를 해체하려는 '침묵의 혁명'이다. 연준이라는 '닻'이 사라지면 채권시장부터 변동성이 구조적으로 커지는 리스크를 분석한다.

케빈 워시의 첫 FOMC: 금리보다 커뮤니케이션 체제가 더 중요하다

금리가 아닌 '커뮤니케이션'이 의제가 된 회의.

6월 17일(현지시각), 케빈 워시(Kevin Warsh)가 의장으로서 처음 주재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통화정책회의 결과가 발표된다. 하지만 정작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금리 결정 자체가 아닌 워시의 입이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에 대한 금융시장의 베팅을 보여주는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금리 동결 확률은 99.6%에 달한다. 사실상 이번 정책회의에서 시장이 보는 것은 금리 결정이 아니라는 의미다.

2025년 12월 처음 금리 동결이 시작된 이후 4번의 연속 금리동결. 결과가 정해진 회의에서 시장이 보는 것은 숫자 뒤의 '의도'가 된다. 케빈 워시는 그동안 연준의 점도표와 시장과의 소통 방식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유지해온 인물이다.

결국 이번 회의에서 시장이 보는 것은 과연 신임 의장이 점도표를 제출할 것인가, 그가 평소 불필요하다고 비판해온 기자회견에서 말을 얼마나 아낄 것인가 여부가 된다.

케빈 워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전 연준 의장을 강하게 비판하며 금리인하를 수행할 최전방 척후병으로 내세운 인물이다. 문제는 케빈 워시는 지금까지 시장의 안정을 지킨 연준의 전통적 역할을 거부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준은 말을 너무 많이 한다."

케빈 워시가 10년 넘게 견지해온 주장은 단순하지만 도발적이다. 지금까지 금융시장이 연준에게 요구한 역할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투명성'이다. 케빈 워시가 원하는 체제 전환 다수가 지금까지의 전제를 뒤집고 있지만 그 와중에도 시장과의 소통 거부는 '투명성'이라는 최우선적 선(善)을 공격한다.

(출처 : CME 페드워치 / 크리스 정)

버냉키 이후 20년 체제를 뒤집으려는 연준 의장...시장은 버틸까?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워시가 부수려는 체제는 연준 재임 시절, 그의 직속 상관이었던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의 유산이라는 점이다.

실제 워시가 되돌리려는 것은 단순한 화법이 아닌 지난 20년 통화정책의 원리 그 자체다. 버냉키가 정립한 명제는 간단했다. 경제를 움직이는 것은 통화정책회의 금리가 아니라 시장에 예상하는 '앞으로의 경로'라는 것.

연준은 시장에 이를 추측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하고 시장은 연준의 반응 방식을 이해한다. 그럼 연준이 금리를 움직이기 전에 이미 시장이 스스로 차입비용을 시장금리를 통해 조정한다는 것이다.

연준의 단서, 이것이 바로 '포워드 가이던스'다.

이 단서에는 연준의 모든 위원들이 참여해 향후 시장 금리를 예상하는 점도표(Dot Plot)부터 분기별 경제전망,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그리고 수십 명에 달하는 연준 정책위원들의 연설이라는 거대한 장치가 포함된다.

그리고 연준의 포워드 가이던스는 하나의 컨센서스로 모아져 예측이 되고 그 예측은 약속으로 약속이 족쇄로 굳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연준과 시장에 모두 윈윈이다. 연준은 금리를 즉각적으로 움직이지 않고도 시장의 컨센서스를 움직여 시장금리를 움직이고 정책금리를 이동한 것과 같은 효과를 준다. 시장 역시 연준이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는지 미리 파악하고 그 약속에 따라 움직여 혼란을 초기에 상쇄한다.

하지만 케빈 워시는 이 방식이 비효율적이라는 주장이다.

그가 이 논리를 주장할때 가장 많이 제시하는 사례가 바로 2021년 연준의 '일시적 인플레이션' 논쟁이다. 연준이 당시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 잘못 판단했음에도 너무 자주 말한 탓에 연준 스스로 후퇴할 출구를 막았다는 것이다.

결국 케빈 워시가 무너뜨리려는 것은 '예측 가능성'이다.

(출처 : 크리스 정)

금리인하를 원하는데 시장금리는 올린다고? 워시 정책의 역설

흥미로운 지점은 워시가 개혁을 밀어붙이는 방식이다.

워시의 개혁이 무서운 이유는 그것이 싸움이 아니라 부작위의 형태를 띌 수 있기 때문이다. 점도표의 예를 들어보자. 워시는 기존 연준 위원들과 싸워 투표로 폐지할 필요가 없다. 단지 한 명만 점도표 제출을 거부하면 그 자체만으로 점도표는 그 의미가 증발한다. 한 사람이 칸을 비우는 행위만으로도 제도 전체의 무게가 가벼워지는 것이다.

하지만 수 십년을 유지해온 시스템 자체는 개혁을 되받아치는 관성이 있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연준 의장은 그룹 전체를 움직이는 CEO와 같은 자리가 아니라는 점이다. 연준의 다른 이사들과 지역 연은 총재들은 그들 자체로 권위를 가진다. 의장에게 따로 보고하지도 않는다.

연준 의장이 점도표를 제출하지 않고 침묵해도 다른 위원들이 계속 전망을 제시하면 어느 순간 연준 의장의 발언권은 그의 손을 떠나 나머지 연준 대리인들에게 넘어간다. 침묵이 권위가 아니라 공백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 케빈 워시 의장이 추구하는 체제 변화의 가장 큰 충격이 기다리고 있다.

워시는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연준의 무분별한 채권 매입, 즉 양적완화를 통한 유동성 투입이라고 보고 있다. 따라서 긴축으로 금융시장의 유동성 환경을 조정해 인플레 압력을 줄이고 이를 통해 금리인하의 가능성을 열어 놓는 것이다.

문제는 연준의 긴축 정책인 대차대조표 축소는 지금까지 연준이 흡수하던 국채 물량을 시장에 떠넘기는 일이 된다는 것이다. 채권은 수요가 줄면 반대로 금리가 오른다. 미 정부의 국채가 역대급으로 발행되는 상황에서 막대한 물량을 소화하던 연준이 손을 떼면 반작용으로 국채 수익률, 즉 시장 금리가 오른다는 의미다.

물론 케빈 워시는 상원 인사 청문회에서 이런 의문에 대해 "대차대조표 축소를 점진적으로 진행할 것"이라 답했지만 케빈 워시의 정책은 그 자체로 서로 충돌한다.

(출처 : 크리스 정)

포워드 가이던스의 소멸: 워시 연준이 시장의 ‘닻’을 거둘 때

문제는 닻을 뽑은 배는 더 크게 흔들린다는 점이다.

이것이 무슨 의미인가. 시장이 지금까지 지표의 변화에도 크게 출렁이지 않았던 이유는 연준의 견고한 전망이 일종의 '닻'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닻을 거두게 되면 시장은 같은 뉴스라도 더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연준의 다음 스탠스가 가늠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연준의 다음 행보를 예측할 수 없는 시장, 즉 정보가 줄어든 환경에서 변동성은 기본값이 된다. 가장 큰 위험은 지금의 거시환경 그 자체로 변동성이 커질 위험이 있다는 사실이다.

트럼프 정부가 초래하는 불확실성은 차치하더라도 올해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유가는 열흘 만에 배럴당 72달러에서 118달러 위로 치솟았고 10년물 국채 금리는 분쟁 이후 4.5% 수준에서 거래가 됐다. 특히 최근에는 30년물 국채 금리가 위험 수준인 5%를 돌파히기도 하는 등 인플레이션 공포는 극에 달했다.

미국과 이란이 60일간의 추가 핵 협상을 두고 휴전에 합의하는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긴 했지만 이는 법적 구속력이나 이행의 의무를 강요하는 것이 아닌 임시 프레임워크다.

미국과 이란의 합의 소식 이후, 국제유가가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분쟁 전보다 10%가 넘게 유지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압력은 구조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에너지발 물가가 식지 않은 가운데 올해 금리인하 전망의 중간값은 연내 인하 없음을 가리킬 가능성이 높고 성명서에서는 완화 편향이 완전히 삭제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과적으로 시장의 입장에서는 두 가지 불확실성을 동시에 떠앉게 되는 식이다. 하나는 지정학과 에너지라는 거시적 충격이고 다른 하나는 그 충격을 해석하고 금리의 방향을 제시하던 연준의 '포워드 가이던스'가 사라진다는 메타 충격이다.

(출처 : 크리스 정)

더밀크의 시각: 연준의 ‘네비게이션’이 꺼지는 변동성의 시대

가장 큰 충격이 예상되는 그라운드 제로는 채권시장이다.

채권시장의 금리는 연준의 포워드 가이던스와 밀접히 연계되어 있다. 연준이 바라보는 방향을 시장에 알려주지 않는 상황에서 지정학적 혹은 경제적 충격이 발생하면 시장은 더 크게 출렁인다.

이는 결국 금리 변동성의 확대를 의미한다. 문제는 현재 장기금리가 미래 이익의 할인율로 작동하는 버블의 정점에서 금리 변동성 확대는 곧 성장주와 기술주 밸류에이션의 압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쉽게 해석하면 미국 경제는 연준이라는 '네비게이션'을 잃게 되는 셈이다.

워시 체제는 시장과의 소통을 줄일 것을 천명했다. 매 분기마다 갱신되던 경로 안내가 흐릿해지면 회의 전후 금리와 환율의 변동 리스크는 구조적으로 커질 수 밖에 없다. 투자자라면 이제 변동성을 기본 체제로 받아들여야 하는 시점인 셈이다.

이는 향후 VIX와 같은 변동성 지수를 적극적인 금리 변동 헤지 수단으로 재점검해야 할 시점이라는 의미와도 일맥상통한다. 또한 안전자산 측면에서 채권은 '단기에서 중간'대의 듀레이션이 안전지대가 될 수 있다. 금리 변동 민감도가 높은 장기채는 위험하다.

특히 워시가 요구하는 대차대조표 축소가 본격화되면 장기물 수급 부담이 가중되므로 커브의 장기 끝단에 대한 과도한 베팅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완전한 원금 유지 수준의 안전자산을 원한다면 머니마켓펀드(MMF)와 같은 초단기채 투자 상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지정학적 위험은 이제 변수가 아닌 상시 배경이 된다. 미국과 이란의 평화 협상소식에도 항공방위 산업체가 강세를 보인 것은 이런 구조에 대한 헤지 수요가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FOMC 이후 금리의 변동 가능성도 주시해야 할 부분이다. 역사적으로 시장은 새로운 연준 의장의 취임 초기에 언제나 불안정하게 반응했다. 모든 연준 의장의 취임 초기 3개월 동안 시장이 약세를 보인 것은 이런 불확실성에 대한 신경질적인 반응이다.

그리고 내일 우리는 벤 버냉키 이후의 체제를 뒤흔들 새로운 개혁가를 맞이한다.

(출처 : 크리스 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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